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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주님만 의지하는 훈련

과월호 보기 서경준 성도

그동안 여호수아 말씀을 묵상하며 나는 전사(戰士)로서의 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주님의 전쟁을 감당할 만큼 과연 내가 하나님께 순종하고 충성하고 있는지 반성했다.
나는 ‘가계 부채 상담사’로서 여러 사람들의 빚과 전쟁 중이다. 쓰러지는 사람들이 빚에서 빠져나와 건강한 가정 경제를 꾸려나가게 하는 일은 사실 상담이기보다는 순간순간 ‘돈’이라는 거대한 적과 벌이는 전쟁이다. 나는 3년 전 이 전쟁을 시작했다. 빚으로 신음하는 모든 사람들을 구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작정하고 덤볐다. 싸움이 두렵지 않았다. 그것은 내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님의 이끄심이었다. 이 전쟁이 나의 사명임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실제로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누구든 상담하기만 하면 대부분 해결책을 찾아줄 수 있었다. 누구든 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나면서, 주께서 이 싸움을 어서 전면전으로 확대해 주시기를 바랐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전쟁을 확대해 주지 않으셨다. ‘나는 준비가 됐는데 왜 더 많은 곳에서 사람을 구하도록 나를 보내지 않으실까’ 의아했다. 그러는 사이 이곳저곳에서 죽어가는 가정이 생겼고, 나는 애가 탔다. ‘주님, 왜 저를 거기에 보내지 않으셨어요? 또 죽었잖아요. 저 불쌍한 사람들에게 저를 보내시면 구했을 거잖아요. 빨리 이 전쟁을 거대하게 키워 주세요.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보내주세요. 가나안을 정복하도록!’ 나는 쓰임 받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싸우고 싶어 마음이 뜨거웠다. 내가 주님의 충성스럽고 순종하는 병사라고 생각했다.
여호수아를 묵상해 보니, 나는 준비된 것이 아니었다. 내가 그토록 싸우고 싶어 했던 이유는 ‘승리의 영광’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주님의 전쟁’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교묘히 숨겨둔 내 속마음이 드러났다. 내가 내 승리를 꾀하고 있는데 주께서 나를 쓰실 리가 있겠는가. 나는 ‘정의로운 싸움’이라는 것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주’께 사로잡혔어야 했다.
갈렙이 가나안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잘 싸워서가 아니라 주께서 함께하셨기 때문이다. 나는 싸움에 가슴 뛰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동행에 가슴 뛰는 영혼이 돼야 한다.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은 내가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각인하고 주님만을 온전히 의뢰하는 것이다.
“주님. 제게는 빚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헤브론 산지입니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이 산지를 감당할 수 있는 영혼으로 성장하도록 인도해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