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박지웅 작가
겨울이 오면 만물이 죽지만, 봄이 오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살아난다. 그러나 사람은 종종 그러지 못한다. 인생의 겨울이 오면 마음이 무너지고, 한번 무너진 마음은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불행한 과거와 답답한 현재가 삶을 무겁게 짓누르면, 실패자라는 가혹한 낙인을 스스로에게 찍으면서 우리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삶을 쉽사리 판단하지 말자
그러면서 ‘나는 절대 안돼!’라며 자신의 환경을 탓한다. ‘좋은 직장에 취직할 만한 능력이 없거나 집에 돈이 없어서’, ‘얼굴이 예쁘지 않아서’, ‘불행한 과거 때문에’ 등 수많은 이유를 대며 실패자의 삶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몇 번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장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참담한 실패도 그것을 인생의 끝으로 판단하지 않는 한, 새로운 봄은 온다. 오직 그 실패를 평생의 실패로 받아들여 절망하는 사람만 실패자로 삶을 마감할 뿐이다.
겨울에 죽은 만물이 봄에 다시 살아나는 이유는 자기의 삶을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너희는 살리라”라고 말씀하시면, 그 판단을 순순히 받아들여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다. 오직 인간만 자기 판단이라는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 인생을 판단하시며 인생의 봄과 겨울을 번갈아 주시는데, 선악과를 먹으면서 우리가 그 판단의 자리에 겁도 없이 앉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우리는 환경에 순종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환경이 좋아서 많은 것을 갖게 되면, 마음의 교만이 하늘을 찌르고, 환경이 조금만 나빠지면 절망에 빠져 자신을 실패자로 정죄하는 비참한 인생을 산다.
믿음으로 환경을 지배하는 삶
하나님이 주신 삶은 믿음으로 환경을 지배하는 삶이다.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어떤 어려운 환경이든 뛰어넘을 수 있는 최고의 삶’을 그분이 우리에게 선물하셨다. 그런데 이 삶을 온전히 누리려면 반드시 먼저 해야 될 일이 있다. 그것은 자기 판단의 습관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 힘으로 할 수 없다. 오직 하나님의 판단이 우리 안에 자리 잡을 때만 가능하다. 매일 말씀 앞에 나와서 하나님의 판단을 듣는 삶에 게으르지 않을 때만, 우리 내면 깊숙이 뿌리박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판단의 어둠을 버릴 수 있다.
우리가 어떤 고통 가운데 있든 어떤 잘못을 했든 돌이켜 하나님을 찾으면, 그분은 새로운 기회를 주신다. ‘우리의 어떤 허물도 품을 수 있는 사랑’이 그분에게 있기 때문이다. 감히 하나님마저 멋대로 판단하는 그 죄를 버릴 수만 있다면, 감히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서 자신의 인생을 판단하는 교만을 버릴 수만 있다면, 아무리 잔혹한 인생의 겨울도 새롭게 다가올 봄을 막지 못한다.
믿음이 있어야 누릴 수 있는 봄
다만 이 봄은 믿음이 있어야 받을 수 있다. 차가운 환경 속에서도 믿음으로 하나님의 봄을 꿈꿀 수 있는 자만이 그 봄을 누린다. 오직 믿음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이 우리의 믿음으로 우리의 삶을 선택하게끔 만드셨기 때문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고 감사하며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 자만이 하나님의 선하심을 누리게 하셨기 때문에, 작은 어려움에도 불평하는 완악한 자는 결코 누릴 수가 없다. 말씀으로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이 이 말씀을 믿는 자에게만 그분의 가장 좋은 봄을 허락하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