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23년 02월

[편집 디자이너]하나님께서 주신 영감으로 책의 얼굴을 창조하는 편집 디자이너

직업의 세계 <이수영 기자>

볕이 잘 드는 창가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다면 친구들은 어떤 책을 고를 거야? 소설, 에세이, 여행 서적 등 다양한 대답이 나오겠지?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표지야! 그래서 한 권의 표지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오랜 회의를 거쳐 콘셉트를 잡지. 

때론 기나긴 수정이 지치기도 하지만 안채리 편집 디자이너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가장 탁월한 디자이너이신 하나님을 만난다고 고백해. 그 은혜의 현장으로 함께 떠나 보자.



Q.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저는 교육 기업에서 편집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어요. 단행본, 월간지, 주간지 등 여러 종류의 책이 있는데, 저는 주로 교과서와 참고서의 표지와 내지 디자인을 담당해요. 그리고 홍보 디자인과 인터넷 강의 등 이러닝(e-learning) 서비스의 UI 디자인도 하고 있어요.


Q. 어떤 계기로 디자이너가 되셨나요?

어머니께서 미술 학원을 운영하셨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크레파스와 물감을 친구 삼아 놀면서, 다양한 색이 조화를 이루는 세상에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전공은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이었지만, 출판사에서 인턴을 할 기회가 생겨 편집 디자인을 접하게 됐죠. 모니터 속에 펼쳐지는 그래픽이 실물로 인쇄돼 나오는 것에 매혹돼 편집 디자이너로 일하게 됐어요.


Q. 디자이너님께서 경험하신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을 나눠 주세요

실패라고 생각했던 일이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베스트였다는 것은, 늘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미국에서 인턴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과정을 마친 후 정식 취업을 시도했죠. 그런데 스트레스 때문이었는지 건강이 나빠져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당시 저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실패자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 일한 덕분에 건강도 회복했고, 무엇보다 좋은 교회 공동체를 만나 하나님과 더욱 깊이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만일 외국에서 계속 일했다면 성공만 좇으며 저를 학대하고 하나님과 점점 멀어졌을 거예요. 그리고 그 시간을 회복하는 데 몇 배의 에너지가 필요했겠죠. 내 힘을 빼는 때가 주님의 때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방법과 시기 또한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사실을 경험한 거죠.


Q. 가장 보람됐던 때는 언제인가요?

한창 ‘인플루언서’라는 말이 떠오르던 때 힌트를 얻어 당시 작업하던 참고서 표지를 인스타그램의 화면 콘셉트로 디자인했어요. 그런데 이 표지가 ‘베스트 브랜드 패키지 어워드’에서 종합 대상을 수상했어요. 축하해 주는 동료들 앞에서 저는 “모두 하나님께서 하셨다”라고 고백했어요. 그 순간이 디자인을 하며 가장 보람됐던 순간이었어요. 주님께서 주신 은사를 주님과 함께 사용해, 좋은 결과로 주님께 영광 돌릴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Q. 디자이너의 장단점을 나눠 주세요~

디자이너는 매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해요. 그러다 보니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래픽 소스를 위해 순간순간 기도하게 돼요. 일하면서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죠. 또한 창조 사역에 담긴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감탄할 수 있어요. 트렌드가 무섭도록 빨리 변화하는 요즘, 사람의 디자인은 어제는 좋았지만 오늘은 별로일 수 있거든요.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만족하셨던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디자인할 때마다 묵상하게 돼요. 

단점이라면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하고 결과물에 대해 즉각적인 평가를 받아야 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예요. 계속해서 트렌드를 공부해야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디자인 경향을 쫓아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압박감도 있어요. 그러다 보면 슬럼프나 번아웃이 빠르게 찾아올 수 있어요.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해요. 제 경우에는 시장 조사도 할 겸, 전시회나 아트 페어 등을 다니곤 해요. 익숙한 작업에서 벗어나 다른 작가들의 좋은 작품을 보며 주의를 환기하고 재충전하죠.


Q. 디자이너는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나만 열심히 해서 좋은 디자인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디자이너는 여러 부서와 협업을 해야 하는 직무예요. 타 부서의 의견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디자이너의 시각에서 더 나은 의견을 제시하는 소통 능력이 중요해요. 그 과정에서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선하게 중재하는 자질도 꼭 필요하고요. 회사 또한 주님께서 주신 귀한 공동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하죠. 

다른 자질로 분석력을 꼽고 싶어요. 특히 편집 디자인은 완전한 예술의 영역이라기보다 소비자가 누구이며 기획자는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 그것을 아름답게 구현하려면 어떤 방법으로 디자인해야 하는지 분석하는 것을 기반으로 해요. 내가 원하는 것보다 다른 이의 필요를 생각하는 소양이 필요하죠.

또한 보는 눈을 기르는 것도 중요해요. 회화나 조각, 건축 등은 사람이 창조했지만 모든 영감과 창조 능력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죠. 아름다운 자연은 말할 것도 없고요. 가장 탁월한 디자이너인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을 많이 보세요. 그러면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도 점차 길러질 거예요.


Q. 진로에 대한 조언 한 말씀 부탁드려요!

진로는 평생의 고민이에요. 친구들이 보기엔 안정된 것처럼 보이는 어른들도 늘 ‘이 길이 과연 맞는 길일까?’ 고민하죠. 그러나 나를 이끄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주님과 교제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 보세요. 혹시나 친구들이 잘못된 길로 가려고 한다면 분명 돌이키시거나 막으실 테니 하나님 안에서 좀 더 자유와 평안을 누리면 좋겠어요. 


Q. 앞으로의 사명과 비전을 나눠 주세요~

제품을 구매하면 취약 계층에게 물질이 흘러가는 브랜드의 설명회에 참가해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저도 하나님의 말씀을 담은 브랜드를 만들어 물질로 주님의 사역에 동참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됐죠. 하나님께서 제게 브랜딩, 편집, 디지털 등 여러 분야의 디자인을 경험하게 하신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모든 경험을 모아 디자인으로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고자 해요. 

친구들처럼 저도 제 앞길을 알 수 없어요. 그저 모든 것이 합력해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을 붙들고 말씀과 기도로 차근차근 나아가 보는 거예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한다면 모든 것을 더하실 주님을 믿으면서요.



편집 디자이너

하는 일

출판물의 디자인을 기획하고, 이를 토대로 표지와 내지를 디자인해 글과 그림 등의 위치를 아름답고 보기 좋게 배열함

업무 수행 능력

창의력, 분석력, 기획력, 의사소통 능력 등

되는 길 

디자인 관련 학과 졸업 후 출판사나 디자인 전문 회사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음

지식

디자인, 색채, 예술, 역사, 미디어, 어학 등

학과

시각디자인학과, 산업디자인학과, 디지털디자인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