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박주현 기자>
어렸을 때 군것질을 줄여 가며 열심히 모은 용돈을 돼지 저금통에 넣어 본 적 있어?
저금통에 10만원을 넣으면 1년이 지나도 10만원 그대로 있지.
그런데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가 붙기도 하고 내가 저축한 돈이 기업 운영에 활용돼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대. 이런 일을 누가할까? 바로 은행원이 담당하지!
오늘은 하나님의 충성된 청지기로서 최선을 다해 돈을 관리하는 임숙영 선생님을 만나 보자~!
Q. 직업과 관련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돈을 다루는 금융 기관 중 한 곳인 KB국민은행에서 일하고 있어요. 금융 기관은 돈 자체가 상품이고 중심이 되는 곳이에요. 돈 자체는 죄악이 아니지만, 돈을 접하는 사람들이 쉽게 죄를 짓도록 유혹하는 위험한 곳이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그리스도인은 청지기 의식이 분명해야 해요. 최선을 다해 돈을 관리하지만, 그것이 내 것이 아닌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일을 해야 하죠.
은행의 일은 크게 네 영역으로 나눌 수 있어요. 첫째, 예금, 적금과 같이 고객의 돈을 맡아 주는 것, 둘째, 대출을 통해 돈이 필요한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 셋째, 투자를 하고 싶은 고객에게 좋은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것, 넷째, 외국 화폐가 필요한 고객에게 돈을 바꿔 주는 외환 거래죠. 그 외에도 카드 발급, 트레이딩(Trading) 등 다양한 분야가 있어요.
보통 은행을 떠올리면 간판이 걸려 있는 ‘지점(영업점)’을 생각해요. 지점의 은행원들은 앞서 말한 은행의 다양한 일들을 수행하기 위해 고객과 직접 만나는 분들이죠. 국민은행은 천여 개의 지점에서 은행원이 고객들을 응대하고, 이 일들을 수월하게 처리하기 위해 은행의 본사에 다양한 조직이 존재해요.
저는 국민은행 본사의 조직 중 하나인 ‘리스크 관리’ 부서에서 일하고 있어요. 저희 부서는 고객에게 판매하는 다양한 투자 상품, 즉 금융 상품들의 리스크를 관리해요. 돈을 투자하고 싶은 고객에게 펀드, 채권과 같이 다양한 종류의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죠. 이런 상품은 대부분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 성격의 상품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리스크를 면밀히 관리하죠.
Q. 이 직업의 장단점을 말씀해 주세요
리스크 관리 업무를 하기 전에는 금융 상품을 만드는 부서에서 오래 일했어요. 그때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 시장을 통해 모아 주기도 하고 자금 공급을 위해 특수하게 설립된 회사의 업무를 대행하기도 했죠. 이렇게 공급이 된 자금은 주로 건설 회사나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프로젝트에 사용돼요. 이런 회사들이 멋있게 완공한 아파트 단지를 지나가거나 우뚝 솟은 고층 빌딩을 볼 때 ‘내가 이곳이 건설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됐구나’라는 보람을 느낄 수 있어요.
반면, 요즘같이 경기가 침체되고 시장 경제가 안 좋을 때 금융 시장은 큰 타격을 입어요. 자금 회수에 문제가 발생해, 고객들이 가입한 상품에 손실이 나고, 이로 인해 상품을 소개한 지점의 은행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죠.
Q. 일하면서 하나님을 경험한 적이 있으신가요?
금융 기관의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제시간 내에 자금 처리를 끝내야 한다’는 것이에요. 늦어지는 한두 시간의 오류로 자금이 모자라 부도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매 순간 긴장하며 업무를 처리해야 하죠.
그런데 이전 직장에 다닐 때, 수년 전에 처리했던 일에 세금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엄청나게 큰 금액이었고 시간이 상당히 지난 후라서 당시 자료를 찾기도 쉽지 않았어요. 정말 난감하고 입맛까지 잃을 정도로 힘들었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었어요. 당시 신앙적으로 가깝게 알고 지내던 타 회사 직원이 있었는데 혹시나 조언을 해 줄 수 있을까 싶어 이 문제를 상의했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그분의 지인이 바로 그 문제가 생긴 업무의 직접적인 담당자인 것을 알게 됐어요. 그 직원의 도움으로 거짓말같이 문제가 해결된 것이 생각나요. 저는 그 사건이 기도 응답이라고 확신해요. 그 후로도 힘든 사건이 몇 번 더 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때마다 돕는 손들을 붙여 주셨고 놀라운 방법으로 해결해 주셨어요.
Q. 이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금융 기관 입사자 중에는 경제,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아요. 경제의 기초 개념을 탄탄하게 준비하면 좋죠. 또 법과 규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하기 때문에 법학 공부도 도움이 돼요. 그리고 앞으로는 금융을 포함한 전반적인 산업이 IT 분야로 많이 대체될 테니, 통계나 IT 전공도 유용할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비전과 조언을 나눠 주세요!
오랫동안 회사 내의 신우회 활동을 하면서 하나님께 여쭤보던 기도제목이 있어요. “하나님, 왜 저를 이곳에 보내셨어요?” “제가 이곳에서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야 할까요?” 돈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살면서 그게 잘못된 줄 모르는 주변 동료들을 보며 “하나님, 저도 이런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지 않게 기독교 회사에 다니고 싶어요”라고 떼를 쓰기도 했죠.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런 질문에 제게 직접적으로 말씀해 주신 적은 없었어요. 다만 제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언젠가부터 그리스도인임을 당당히 밝히게 됐고, 신우회 활동을 공개적으로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제가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그러면서 행동에 더 주의하게 됐고, 특히 재정적인 문제에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갖게 됐어요.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제 길을 어떻게 인도하실지 알 수 없지만, 주님께서 보내신 곳에서 묵묵히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로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 섬기고 싶어요.
친구들도 금융 기관이나 다른 어떤 곳에서 일을 하게 되더라도 세상의 기준에 따라 돈을 좇지 말고, 하나님의 충성된 청지기로서 최선을 다해 주인의 돈을 관리하는 제자로 살아가기를 기도해요!
은행원
하는 일
고객이 맡긴 돈을 관리하고, 예금, 출금 및 금융 상품을 안내하고 관리함
업무 수행 능력
언어 능력, 수리 논리력, 대인 관계 능력, 민첩성, 공감 능력, 의사소통 능력, 사회성
되는 길
상경 계열 등을 전공하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후, 금융 기관에 취업 시 유리할 수 있음
지식
경영, 경제, 금융, 회계, 법, 응용통계, 수학, 법, 영어
관련 학과
경영학과, 경제학과, 금융경제학과, 회계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