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이수영 기자>
<큐틴> 친구들! 계절의 여왕 봄이 왔어. 봄을 즐기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고즈넉한 공원도 좋고 요즘 부쩍 많아진, 식물 카페나 미술관도 좋을 것 같아. 때에 따라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 잘 관리된 싱싱한 나무, 이 공간에 딱 어울리는 예쁜 벤치까지. 이렇게 아름다운 환경을 만들어 내는 사람은 마음도 선하고 아름다울 것 같아!
이번 호에서는 이의준 조경 전문가를 통해 조경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Q.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저는 미술을 전공했어요. 대학 졸업 후 광고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10년 동안 일했죠. 그러다가 인테리어와 식물을 접목하는 일에 영감을 얻어, 플랜테리어와 공간 스타일링, 조경 관리를 하는 ‘그린가이드 식물팩토리’라는 회사를 창업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어요.
플랜테리어란 ‘식물(plant)’과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예요. 일종의 식물 정원이라고 할 수 있죠. 실내에서 재배할 수 있는 식물을 활용해서 감각적이고 세련된 실내 환경을 조성해요. 실내에서 식물을 키울 경우, 습도가 잘 조절되고 공기 정화에도 도움이 돼, 건강에 좋은 영향을 끼쳐요. 그래서 코로나 시국을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됐죠.
Q. 어떤 계기로 이 일을 시작하셨나요?
광고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감각적인 메시지를 시각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었어요. 2007년 가을, 한 달 정도 서유럽을 여행하면서 자동차로 곳곳을 돌아다녔는데, 어디서나 식물과 꽃이 사람과 함께 있더라고요. 특별한 날에 주고받는 선물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자연을 가꾸며 즐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이때,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에 내 영감을 한 방울 더한 디자인을 할 수 있다면 정말 굉장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가진 강점과 접목할 수 있는 길을 달라고 기도하다가, 교회 청년부에서 관련된 일을 하는 후배를 만나게 됐죠. 그 후 후배와 마음을 모아 2010년에 창업을 했어요.
Q. 일하며 경험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나눠 주세요~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인도해 주신 것 자체가 하나님의 섭리예요. 2018년 겨울, 한 기업에서 전국 지점의 내·외부 전체 조경 관리를 담당하는 회사를 뽑는 입찰이 열렸어요. 전국 단위인 만큼 규모가 매우 컸죠. 우리나라의 대표 선수 격인 기업 일곱 개와 우리 회사가 참여했어요. 그중 우리 회사의 규모가 가장 작았는데, 우리가 당당히 선정됐죠. 하나님의 인도하심 외에는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었어요.
Q. 가장 보람될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담당했던 고객으로부터 다른 고객을 소개받을 때 보람돼요.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 줄 만큼 우리의 서비스가 만족스러웠다는 증거니까요. 다른 고객을 소개받을 때마다 더 성실하게 작업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Q. 반면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인테리어나 조경은 작은 것 하나를 바꾸거나 추가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비용과 시간이 들어요. 그런데 일을 맡기는 고객은 터무니없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고객은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잘 몰라서 요구하는 것인데, 이때 잘 납득하도록 충분히 설명해 드리고, 우리도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맞춰 드리죠. 그런데 조율이 어려운 고객을 만날 땐 아무래도 힘이 들어요.
Q. 이 일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계절별로 다양하게 자라는 식물을 누구보다 빨리 접할 수 있어요. 그리고 식물을 포함해 자연을 통해 받는 정서적 위안이 정말 커요. 또한 생명이 자라는 현상을 직접 보는 것은 창조 섭리에 대해 엄청난 경외감을 갖게 하죠. 전능하신 하나님을 자연스럽게 만나는 통로가 돼요.
단점이라면 살아 있는 생물을 다루는 일이라 세심한 손길이 필요해요. 실내든 야외든, 환경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거든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예민한 환경 때문에 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죠.
Q.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이 일은 전문가의 창의성과 기획력이 많이 요구돼요. 최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팀원 모두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죠. 그래서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해요. 다른 사람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만 마무리하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 전체의 조화를 생각하지 않고 내 아이디어만 돋보이게 하려는 태도는 금물이에요.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디자인에 필요한 예술적 감각도 있어야 하고, 체력 또한 중요해요. 피로가 누적되면 정상적인 업무가 어려운 것이 조경의 특징이죠. 설계도에 따라 하드웨어를 만들어 내기보다 눈과 손으로 섬세하게 작업해야 하니까요.
Q.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저는 우선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습 과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지식을 얻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학교생활을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또한 다양한 곳을 다니며 많이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사람이나 자연, 인위적이거나 자연스러운 공간 등,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한 사람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요.
Q. 비전에 대해 나눠 주세요!
지금껏 해 온 조경 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려고 해요. 자연과 사람의 접점이 되는 다양한 공간을 잘 이해해, 누구나 자연을 가까이 누리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싶어요. 식물이 가지는 아름다움과 에너지, 재미와 효능에 주목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아, 지친 영혼들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조경 전문가
하는 일
주택이나 공원, 상가 등의 조경을 용도와 필요한 식물의 특성에 맞게 계획하고 설계하며, 공정 과정을 관리 감독함
업무 수행 능력
의사소통능력, 창의력, 기획력, 공간지각력 등
되는 길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건축, 조경 등 관련 회사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음
지식
건축 및 설계, 미술, 디자인, 원예, 지리 등
관련 학과
조경학과, 도시조경학과, 관광조경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