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23년 06월

[청소년 지도사] 하나님의 사랑을 온누리에 채우는 청소년 지도사

직업의 세계 <이수영 기자>

친구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집, 스마트폰, 부모님의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등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등 많은 것들이 있을 거야. 

그런데 안타깝게도 성장기의 청소년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관심과 사랑에서 소외된 친구들도 많이 있어. 

이번 호에서는 이렇듯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소년에게 따스한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청소년 지도사를 만나 봤어.



Q. 현재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제가 일하는 곳은 ‘서울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이라는 곳이에요. 우리 센터에서는 가출이나 빈곤, 성매매 등의 위기 상황에 놓여 있는 여성 청소년을 위해 무료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다양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과 성 건강 교육 프로그램, 기초 물품 등을 지원하고 있어요. 사각지대에 있는 여성 청소년이 스스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돌볼 수 있도록, 필요한 것들을 통합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죠.



Q. 어떤 계기로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대학교 2학년 때, 친구 교회의 부흥회에 참석했는데, 그때 오신 목사님께서 청소년 사역을 담당하셨어요. 이후 그 목사님께서 운영하시는 청소년 사역 프로그램에서 스태프로 도와드리면서, 내가 청소년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대학 졸업 후 좀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자 청소년 지도학으로 석사 과정을 시작했고, 어떤 직업을 갖든지 청소년을 위해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Q. 일하면서 경험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나눠 주세요

지금 직장에서 일하기 전에, 저는 성매매로 인해 피해를 당한 여성 청소년을 지원하는 일을 했어요. 이런 상황에 내몰리기까지 이 아이들이 겪었을 일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어요. 개인적, 사회적 환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죠.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과 경직된 사회의 시스템 등에서 한계를 느끼다 보니, 이들을 사랑하기보다 어느 순간 일로 접근하려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됐어요. 제 안에 사랑이 없다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번아웃(burnout)이 찾아왔죠.

그때 다른 곳에서 함께 일해 보자는 제안을 받았는데, 제 안에는 두려움과 망설임이 가득했죠.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선임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깨달음을 얻었어요. ‘때로는 두려운 미지에 발을 내디뎌야만 응답을 받을 수 있구나’라는 것이었죠. 현재의 일터나 이직하기로 한 일터나 제게는 모두 미지였어요.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성큼 들어가는 순간,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리라는 응답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하나님의 섭리와 일하심을 내 경험과 시야로 가두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돕던 십대 친구가 건강하게 잘 성장해 자립하게 됐을 때 가장 기뻐요. ‘너는 나의 우수 사례야.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네 이야기를 하며 자랑해도 될까?’ 물었을 때, ‘무조건 콜!’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고 뿌듯해요.


Q. 반면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내게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힘들어요. 주변에서는 “괜찮다. 잘하고 있다”라고 격려해 주는데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곤 해요. 

또한 청소년 지도사는 아무래도 학교 밖 사각지대의 청소년을 더 많이 만나게 돼요. 제 경우에는 양화대교 아래에서 폭주족 청소년도 많이 만났죠. 이렇게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경험하다 보면 청소년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느껴요.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책, 이들의 문제를 그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시각이 안타깝죠. 이 아이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과 편견, 아프게 붙어 있는 낙인을 함께 견디는 것도 힘든 일 중 하나예요. 

그렇지만 동료 지도사들과 이런 힘든 점을 나누고 새로운 생각과 방법을 찾아내면서 서로를 응원하다 보면 또 신나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어요. 이렇게 제 자리를 지키면서 보람과 감사를 찾을 수도 있고요. 



Q. 청소년 지도사는 어떤 소양을 갖춰야 할까요?

이 직업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기에 공감과 이해, 수용하는 자질이 꼭 필요해요. 또한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면 일할 때 도움이 돼요. 

또한 현장에서 많은 청소년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체력도 중요해요. 청소년 기본법에서는 만 9세에서 24세 이하를 청소년으로 규정하고 있어요. 가장 혈기 왕성한 10~20대 초반의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고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지치지 않는 체력이 필수예요. 

또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학교나 교회에서 다양한 활동과 봉사를 해 보세요. 가능하다면 리더의 경험도 쌓아 보시고요. 이런 경험이 청소년 지도사로 활동할 때 큰 도움이 돼요.



Q.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2년 또는 4년제 대학에서 사회 복지, 아동·청소년 복지 등을 전공해 청소년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돼요. 또한 대학 시절에 청소년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현장 활동을 함께하면 좋아요. 



Q. 십대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려요

무엇보다 나는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것을 할 때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는지 먼저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내가 잘하고 못하는 것, 다른 사람에 비해 무엇을 덜 힘들게 느끼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수록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돼요. 주변 사람에게 내가 언제 즐거워하고 힘들어하는지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죠.

저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제 모습을 발견한 경우예요. “너는 청소년들과 놀 때 정말 즐거워 보여”, “너는 청소년과 관련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생각해” 등의 말을 들어 왔죠. 물론 공부를 하며 어느 순간 ‘사람들의 말에 등 떠밀리듯 이 길을 택한 건 아닐까’ 고민하고 점검하는 시간도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 이런 과정은 확고한 내 의지로 선택한 사람이든, 주변으로부터 조언을 듣고 선택한 사람이든 누구나 거치는 단계이기도 해요. 이런 시간을 거쳐 내 길이 더 뚜렷해지는 것이니 고민을 두려워하지 마시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어요.



Q. 앞으로의 비전을 나눠 주세요!

제 고민의 끝에는 항상 청소년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청소년과 관련된 현장에 있을 거예요. 또한 저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생명이 청소년에게 흘러 가길 소망해요. 하나님께서는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하고 돌보시죠.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사각지대 속에 살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자연스럽게 전하고 싶어요.



Youth Leader

청소년 지도사


하는 일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을 상담하며, 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도함

업무 수행 능력

의사소통능력, 공감능력, 소통능력, 기획력 등

되는 길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이수하고 청소년 상담사, 청소년 지도사 등의 자격을 취득한 후, 사회복지기관, 청소년관련기관(청소년문화의 집, 수련관 등), 일선 학교의 상담실 등으로 진출함

지식

교육, 심리, 상담, 사회학 등

학과

청소년 지도학과, 사회 복지학과,

아동·청소년 복지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