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13년 03월

[만화가] 나에게 만화는 ‘로마 시민권’이다! - 만화가 박흥용

직업의 세계 박지연 기자

나에게 만화는 ‘로마 시민권’이다!

 

“한겨울에도 자기 색깔을 유지하는 그런 작품을 그리고 싶어요. 생명력이라는 게 다른 게 아니더라고요.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좋은 이야기를 전하는 거, 그게 생명력이죠.”
이번에 만난 <큐틴> 친구들의 직업 멘토는 만화가 박흥용 작가님이야. 잘 모르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일본 만화만 인정받던 시절에도 한국 만화계에서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작가로 손꼽히는 분이지. 자~ 그러면, 우리 박 작가님의 신앙과 만화 이야기 한번 들어 볼까요?

 

만화가 박흥용은 1981년 만화 『돌개바람』으로 데뷔, 대표작으로 『내 파란 세이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그의 나라』, 『검』 등이 있다. 제1회 오늘의 우리 만화상, 대한민국 만화문화대상 저작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 만화계의 대표적 작가주의 만화가로 손꼽힌다.


Q:안녕하세요, 박흥용 작가님~ <큐틴> 친구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만화가 박흥용입니다. 제가 중고등학생들이 보는 만화를 안 그려서 아마 잘 모르실 텐데요, 그래도 저 만화가 맞습니다. 하하 ^^;;

 

Q:작가님은 만화가로 언제 정식 데뷔하셨나요?
21살에 정식 데뷔를 했어요. 굉장히 일찍 데뷔한 편이죠. 『돌개바람』이라는 작품으로 현장공모에 당선됐었는데요, 자기자랑 같지만, 주목을 많이 받았어요. 돈도 많이 벌었고요.

 

Q:그렇게 일찍 데뷔하신걸 보면,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잘 그리셨나봐요?
가족들이 다 그림 그리는 일을 했거든요. 할아버지가 대목(한옥이나 사찰 등을 짓는 목수)이셨는데, 재주가 좋으셔서 탱화(불교 그림)를 잘 그리셨어요. 아버지도 할아버지와 함께 다니시면서 탱화를 그리셨고, 형님도 미술공부를 하셨고요. 제가 그림 그리는 일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기보다는 집안 분위기상, 밥 먹고 물 마시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접한 거죠.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 때, 만화가 한 분이 우리 집에 세를 놓고 사셨어요. 그때 만화에 푹 빠져서, 정말 만화만 그렸죠. 학교는 출석만 했어요. 이런 건 말하면 안 되는데, 절대 <큐틴> 친구들은 따라 하지 마세요(웃음).

 

Q:작가님의 만화는 스토리가 사실적이고 탄탄하기로 유명한데요,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기본적으로 저는 예수쟁이에요. 세상을 향한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지만 모든 만화에 대한 영감을 성경을 통해 얻는 편이죠. 작가는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해야 해요. 그런 면에서 성경만큼 강력한 메시지가 없답니다. 사실 성경을 처음 접하게 된 것도 허점을 찾아내기 위해서였는데요, 알면 알수록 성경이 얼마나 깊이가 있고 대단한지 몰라요.
저에게 만화를 배우고 싶어서 찾아오는 문하생들에게 저는 제가 한 그대로 가르치겠다고 말해요. 그림뿐만 아니라, 성경을 읽게 하는 거죠. 그랬을 때, 제가 굳이 예수 믿으라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예수쟁이가 되어있더라고요.

 

Q:그럼 언제부터 예수님을 믿게 되신 건가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먼저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셨어요. 저는 계속 도망만 다니다가, 29살에 예수님을 영접했죠. 원래는 예수 믿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사람이었는데 말이에요. 극적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두 번 듣는 경험을 통해 신앙을 갖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는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답니다.
제가 성경을 충분히 읽기 시작하니, 하나님이 생각하셨을 때 그런 경험이 필요없다고 여기셨나 봐요.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5년 정도는 만화도 제대로 안 그리고 성경만 열심히 봤어요. 당시 사람들이 제가 이상해졌다고 여길 만큼이요.

 

Q:만화가로서 어떤 소명의식을 갖고 계세요?
저에게 만화 그리는 일로 얻게 된 전문성과 유명세는 ‘로마시민권’ 같은 거예요. 바울에게 세상에서 통하는 ‘로마시민권’이 있었던 것처럼, 저도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좀 더 수월하게 전하기 위한 일종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거죠. 물론 우리 크리스천은 모두 ‘천국시민권’을 사모해야겠지만, 우리가 이 땅에 살면서 복음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우리의 재능과 기질을 갈고 닦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상 사람들은 전문가를 인정하잖아요? 저도 하나님께 이 분야에서 인정받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관계 전도에서 전도자의 훌륭한 인격이 중요한 것처럼,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이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전하기 위해서 더 높은 기량과 실력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죠.

 

Q:만화가를 꿈꾸는 <큐틴> 친구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 부탁드려요.
먼저는 만화를 정말 잘 그려야 합니다. 두렵지 않을 정도로요. 다른 작가의 만화만 보고 연습하면 정작 자신의 작품은 아류작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보통 프로 작가들도 끊임없이 사람이나 사진을 보면서 데생연습을 치열하게 하고요, 저 같은 경우는 그림만 그리다 보니 나중에 전화를 받으면서 메모를 할 때, 글자로 쓰지 않고 그림으로 그리고 있더라고요. 그 정도로, 그림이 손에 아주 친숙해져야 합니다. 전문가가 된다는 건 장기적인 노력과 연습이 필요한 거니까요.
그리고 꼭 성경을 많이 읽으세요. 만화가는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신앙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고요, 입체적이고 허점이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구상하기 위해 성경을 읽는 것만큼 좋은 공부도 없답니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푹 빠지시길 바랍니다!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지 않으면 절대 전문가가 될 수 없어요. 열정을 쏟다 보면, 어느새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용하시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주님 앞에 정리된 직업관을 얻으셔서 기뻐하고 원하는 일에 푸~욱 빠지세요. 그것이 인생의 복입니다!

 


cartoonist  만화가

하는 일
흥미로운 이야기를 구성하여 만화나 만화영화의 그림을 그림
업무 수행 능력
창의력, 정교한 동작, 글쓰기, 추리력
되는 길
애니메이션고, 대학(교)의 만화 관련 전공 이수, 사설 학원의 만화가 양성과정을 수료하면 유리함
지식
디자인, 역사, 예술, 심리, 철학과 신학
관련 학과
애니메이션학과, 만화창작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