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정말 이상한 일이 생겼어요.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친구들이 그렇게 가기 싫어하던 학교에 가고 싶어 했다는 거예요. 집에 있으면 가고 싶고, 막상 가면 각종 고민들이 우리를 맞이하는 학교! <큐틴> 친구들에게 학교란 어떤 곳인가요?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이달에 소개하는 책의 저자 권희린 선생님은 한 학교의 12년차 사서예요. 권 선생님은 작년 8월에 《학교 가기 싫은 날》이라는 이 재미있는 책을 냈는데, 한 학기 만에 학생들에게 “선생님, 저 학교 가고 싶어요”라는 말을 듣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겠죠.
물론 학교에 가서 열심히 공부만 하고 싶어 하는 청소년은 그리 많진 않을 거예요. 공부보다는 친구랑 매점에 다니고, 동아리 활동을 하고, 점심시간에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수다를 떨고, 체육 시간이면 신나게 축구하는 학교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다시 학교로!’를 외쳤겠죠.
청소년 마음의 처방전
저자 권희린 선생님은 학창 시절의 자신을 ‘지킬 앤 하이드’였다고 말해요. 교칙에 맞춘 등교용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갔다가, 하굣길에는 몸에 딱 맞춰 줄인 하교용 교복으로 갈아입고 학교를 나왔대요. 머리는 노랗게 염색을 하고선 까만 먹지(?)로 머리를 비비며 두발 검사를 통과했다고도 해요. 지킬이 됐다 하이드가 됐다 하면서도 초중고등학교를 12년 개근으로 마무리한 건 불굴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그러다 보니 학교에 오는 친구들의 마음도, 학교를 빠지는 친구들의 마음도, 교실에 앉아 집에 가고 싶어 멍 때리는 친구들의 마음도 누구보다 더 잘 아시는 듯해요. 선생님은 청소년이 겪는 마음의 아픔과 고민에 대해, 33권의 책을 통해 딱 맞는 처방전을 제시해 줘요.
재미있는 그림의 표지에는 ‘까칠한 열네 살을 위한 토닥토닥 책 처방전’이라는 부제가 보여요. 한참 세상에 대해 ‘나는 누구지?’, ‘여기는 어디지?’를 질문하는 사춘기 청소년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죠. 내가 너무 ‘싫고’, 가족도 ‘밉고’, 미래는 ‘깜깜한 날’이라고 여겨지는 친구가 있다면 꼭 읽어 보세요.
결국 모두가 너희 편이야
처방전에서 다루는 마음의 아픔은 ‘나’, ‘친구와 가족’, ‘학교’와 ‘미래’예요. 자존감이 떨어진 친구들을 위해서 ‘가장 먼저 나에게 친절할 것’이라는 처방과 《아몬드》와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책을 추천해요. 무기력할 때는 ‘흑백의 세상을 무지갯빛으로 바꾸자’는 처방과 함께, 영화로도 나온 《기억 전달자》를, 엄마 잔소리가 듣기 싫은 친구들에게는 ‘행렬에서 이탈해도 즐겁게 살아가기’라는 처방과 《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를, 아웃사이더라고 느껴질 때는 ‘진짜 우정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처방과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를 추천해요. 학교 폭력을 모른 체하고 싶을 때는 ‘친구에게 손 내밀 때 찾아오는 교실의 평화’ 처방과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을, 도전하고 싶은데 용기가 없을 때는 ‘맨땅에 헤딩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와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을 추천해요.
저자는 책을 마치며 “결국 모두가 너희 편이야”라고 말해요. 학교 도서관에서 권희린 선생님이 추천하는 마음 처방전 도서 33권을 찾아 읽어 보세요. 학교가 더욱 즐거워질 거예요. 학교와 도서관, 책은 친구들 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