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새콤달콤하고 쫀득쪽득한 곰돌이 젤리를 홍보하는 TV 광고가 있어요. 회의 자리를 가득 채운 어른들이 작은 곰돌이 젤리를 손에 들고 자신의 입에 집어넣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요. 어른도 아이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간식이라는 건 알겠는데, 어른의 입에서 나오는 아이의 목소리에 손발이 오글거리는 건 어쩔 수 없어요.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
사람들은 공식적인 회의 자리나 사적이고 개인적인 첫 만남의 자리에서 자신과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살펴요. 얼굴형과 머리 모양은 어떤지, 안경은 쓰고 있는지, 액세서리를 했는지,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고 있는지, 어떤 기종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 가방의 종류가 무엇인지, 얼굴 표정은 어떤지 등을 확인해 보는 것으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정보만으로는 한 사람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그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그가 하는 말을 유심히 들여다봐야 하죠.
어떤 어휘를 쓰는지, 습관처럼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무엇인지, 어떤 문장을 구사하는지, 자신의 말에 어떤 생각과 사상을 담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 보는 거예요. 말은 사람의 생각과 사상을 담는 그릇이거든요.
풍성한 어휘, 힘 있는 말
생각과 의견, 주장과 사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휘’가 중요해요. 상황에 딱 맞는 어휘를 사용한 말에는 힘이 있어요. 그것만으로도 이해의 폭을 넓히고 빠른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달에 소개하는 책은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서양 어휘 사전》이에요. 이 책의 부제(副題)는 ‘무적의 어휘력을 만드는 무진장 어휘백과’예요. 무진장의 어휘 보고 속에서 발견한 보배와 같은 어휘를 적재적소에서 잘 사용해 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친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거예요.
모두 여섯 어휘군으로 이뤄져 있는 이 책은, 126개의 어휘와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첫 번째 어휘군의 제목은 ‘철학적 사유를 키워라’이고, 두 번째 어휘군은 ‘논리와 역설로 무장하라’, 세 번째 어휘군은 ‘삶의 멋과 흥을 배워라’, 네 번째 어휘군은 ‘역사의 긴 호흡을 느껴라’, 다섯 번째 어휘군은 ‘문학과 예술의 숲을 거닐라’, 여섯 번째 어휘군은 ‘나와 세계를 성찰하라’예요.
다양한 어휘로 세상을 이끄는 그리스도인
‘유레카’(Eureka)는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 아르키메데스에게서 유래했어요. 당시 왕은 아르키메데스에게 자신의 새 왕관이 순금인지 아닌지 망가뜨리지 않고 알아내라고 했어요. 고민에 빠진 그는 공중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던 중, 부력의 원리를 깨달았고 “유레카”라고 외쳤어요. ‘알았다’라는 뜻의 유레카는 놀라운 발견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돼요.
좋은 생각을 하는 자신을 보면서 ‘코기토’(Cogito, ‘생각하다’라는 뜻의 라틴어)라고 말할 수도 있고,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를 꿈꾸며 ‘유토피아’(Utopia)를 그려 볼 수도 있어요. 어려운 문제 앞에서 ‘트로이의 목마’ 같은 지혜를 생각해 낼 수도 있고, 내가 계획하는 일이 도전인지 무모한 일인지를 생각하며 ‘이카루스의 비상’을 떠올릴 수도 있어요.
이처럼 하나님께서 주신 일반 은총인 서양 신화, 역사, 철학, 문화, 문학에 대한 이해 수준을 높이는 것은 중요해요. 다양하고 정확한 어휘를 사용해 생각과 사상, 신앙을 표현한다면, 시대와 역사, 세상을 이끌어 가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