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중간고사를 마치고 친한 친구들과 함께 중국집에 갔어요.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는 순간 멘붕이 왔어요. 짜장면도 먹고 싶고, 짬뽕도 먹고 싶어요. 볶음밥도 먹고 싶고, 울면도 먹고 싶어요.
선택은 어려워
배달 앱을 실행해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하기, 바쁜 아침 옷장을 열어 어떤 옷을 입을지 결정하기, 자판기 앞에서 12개가 넘는 음료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등굣길에 마을버스 01번을 타고 학교 앞에서 내릴지, 2호선 전철을 타고 가서 학교까지 조금 걸을지 결정하는 일 역시 심사숙고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는 아니에요.
하지만 하루 24시간을 다 쓰거나, 한 주, 한 달, 또는 몇 년을 고민해야 하는 일도 있어요. 학급 회장 선거에 나가기, 학생회장에 출마하기, 공부하고 싶은 전공 분야 정하기, 진학할 대학 정하기, 일하고 싶은 회사 결정하기, 대학원 진학과 취업 중에서 진로 정하기, 멋진 이성과 사귀기로 마음먹기, 결혼 결정하기, 노후에 살고 싶은 도시 정하기, 은퇴 후에 하고 싶은 일 결정하기 등은 오랜 시간 고심하고 숙고한 끝에 결정을 내려야 하죠.
그리스도인은 일상의 선택이 탁월한 결정이기를 바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맞기를 바라야 해요.
선택, 하나님의 뜻 알아가기
이달에는 학교와 학교 밖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청소년의 선택을 돕는 좋은 책을 소개하려고 해요. 존 오트버그가 쓴 《선택 훈련》이에요. 이 책은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나, 앞으로 가야 할 길이 하나님의 뜻에 맞는지 어떻게 알 수 있지?(원제: ‘All the Places to God… How Will You Know?’)라는 의문에서 시작해요. 반복되는 선택 훈련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큰 뜻에 따라 매일 좋은 선택을 이어 갈 수 있어요.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어요. 1부의 제목은 “짧은 인생, 하루에도 숱한 갈림길 앞에 선다”이고, 2부는 “하나하나 결정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복이다”, 3 부는 “‘정답을 찾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냐’의 문제다”예요.
인생은 짧지만, 선택과 결정의 순간은 하루에도 무수히 많아요. 선택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컬럼비아대학교 교수 쉬나 아이엔가는, 사람이 보통 매일 약 70번의 선택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70년을 사신 어른이라면, 무려 1,788,500번의 선택을 하게 되죠. 유대인 의사였던 빅터 프랭클은 수용소에 갇혀 있으면서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니 고통의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고 해요. “모든 가능성이 다 막힐지라도 ‘태도’를 선택할 수 있다”라는 그의 말은 바른 ‘선택’을 훈련하는 우리에게 도전이 돼요.
문 앞에서 하나님 신뢰하기
‘선택’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상징 이미지는 ‘문’(門)이에요. 막다른 골목 끝에서 만난 작은 문이 활짝 열려 있다면, 환호성과 함께 문안으로 들어가게 될 거예요. 하나님께서는 중요한 선택의 상황에서 ‘열린 문’을 만나게도 하시고, ‘닫힌 문’을 만나게도 하세요. 하지만 열린 문이라고 해서 모두 다 들어가야 하는 문은 아니에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소명’을 확인해야 해요.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는가’에 대해 “네!”라고 대답할 수 있을 때, 좋은 선택을 하게 돼요. 선택을 연습하면서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이에요. 이 확신을 가진 사람은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어요. 매일 반복되는 수많은 선택 앞에서 사명을 따라 믿음으로 걷는 ‘선택 연습’을 하다 보면, 담대함과 감사함으로 살아가는 멋진 그리스도인이 돼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