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건들지 마, 나 사춘기야!”라고 외치는 동생이 있나요? ‘사춘기’란 말은 날리기만 하면 이기는 만능 치트 키처럼 사용되죠. 하지만 사춘기에 대해 제대로 안다면, ‘사춘기’를 운운하는 동생에게 제대로 대응할 수 있어요.
사춘기, 인생의 봄날
사춘기도 아닌데 말을 잘 듣지 않는 동생이 있다면 조용히 물어보세요. “너 혹시 사춘기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알아?”, “사춘기는 2차 성징(性徵)이 나타나는 시기를 말하는데, 넌 아직 사춘기가 아니야. 더 기다려”라고 말이에요. 그러면 동생은 잔뜩 힘을 줬던 눈을 풀고 순한 양처럼 변할 거예요.
‘사춘기(思春期)’는 봄을 생각하는 시기라는, 조금은 낭만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인생의 특정한 시기예요. 이 시기가 되면, 어른의 몸을 갖추기 위해 여성 호르몬, 남성 호르몬이 나오고 몸은 급격한 변화를 겪게 돼요. 동시에 뇌가 새로 세팅되기 시작하고, 마지막으로 전두엽이 리셋되며 재부팅돼죠.
급격한 몸의 변화를 겪는 사춘기에는 성(性)에 대한 호기심도 함께 커져요.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게 되죠. 몸의 변화가 어색하고 이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화롭고 아름다운 몸으로 점점 완성돼 가는 자신을 발견해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심미(審美)’에 눈을 뜨게 되면서, 자신과 타인의 몸, 특별히 이성의 몸을 보며 아름다움과 조화의 가치를 배워 가죠.
성, 제대로 이해하기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어요. 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어떤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얻을 것인가 하는 거예요. 몸과 성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받아들이고, 편향된 눈으로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다 보면, 다른 사람과 바른 관계를 맺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정확하고 바른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죠.
걱정과 염려,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사춘기’를 시작하는 십대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책이 나왔어요. 김경아 작가가 쓴 《청소년이 성을 알면 달라지는 것들》이란 책이에요. 저자는 책의 제목처럼 ‘달라지는 것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그리고 청소년들이 성에 대해 바로 알면 생각과 감정, 말과 행동이 달라질 거라고 말해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로 이해하게 되면, 이성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뜻이죠.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몸, 마음, 관계에서 나를 찾아가는 성교육’이에요.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성이란 무엇일까?’라고 질문해요. 그리고 뻔한 질문에 조금 다른 답을 해요. 성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는 ‘몸과 마음의 소통’ 때문이란 거예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는 성에 대한 이해에도 그대로 적용돼요. 성에 대해 제대로 알면, 몸과 마음, 관계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성을 알면 온 세상이 달라져요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어요. 1부는 ‘나를 알고 사랑하기’, 2부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기’, 3부는 ‘행복하게 함께 살기’예요. 저자는 나에 대한 이해, 타인에 대한 이해, 공동체와 온 세상에 대한 이해로 이야기를 점차 넓혀 가요. 그리고 ‘같은 듯 서로 다른’ 성에 대해 이해하면, 온 세상 사람과 바른 관계를 맺고 막힘없는 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해요.
저자는 지금이 ‘디지털 리터러시’가 필요한 시대라고 말해요.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정보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정보를 주체적으로 분별해 바르게 사용하는 모든 행위를 말해요. 온라인에 떠도는 수많은 무분별한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오직 성을 만드신 하나님 말씀을 따라 몸과 마음, 관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데 이 책이 유용하게 쓰이길 소망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