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예전에 <한끼줍쇼>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두 명의 MC인 강호동과 이경규가 숟가락을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시민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프로그램이죠. 식사 시간 즈음, 가정집을 방문해 “아직 식사 전이세요?”라고 물은 후,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지 묻죠.
뜻밖의 손님 맞이하기
방문한 집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을 수락하면, 마치 축제라도 열린 것처럼 좋아하며 집 안으로 들어가요. 집주인에게 두 명의 MC는 ‘뜻밖의 손님’이에요. 어느 날 유명한 MC 두 명이 우리 집을 찾아와 “같이 밥 먹을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네, 같이 식사해요”라고 대답하고 나면, 밥은 충분한지, 반찬은 있는지, 집은 더럽지 않은지 등 많은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이미 집 안으로 초대한 이상 취소할 수는 없어요. MC와 스태프 모두 집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은 이상, 다른 고민은 없어요. 맛있고 즐거운 식탁을 함께 나누는 것뿐이죠.
예수님을 마음에 모신 후
이달에 소개하는 책은 데이비드 짐머만의 작은 책, 《뜻밖의 손님》이에요.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익숙한 다른 책 한 권이 생각나요. 로버트 멍어 목사님의 책, 《내 마음 그리스도의 집》이에요. 《뜻밖의 손님》 역시 《내 마음 그리스도의 집》처럼 요한계시록 3장 20절 말씀으로 시작해요. “보아라. 내가 문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뜻밖의 손님이 집을 찾아왔어요. 부끄러움 많고 내성적인 ‘나’는 낯선 사람의 방문이 편하지 않아요. 보통은 아무도 없는 척하며 문을 열어 주지 않지만, 부드러운 눈빛에 친절하지만 강렬해 보이는 한 남성에게 문을 열어 줘요.
‘나’는 그분과의 만남을 이렇게 설명해요. ‘문가에 서 있는 그분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문 두드리는 소리는 점차 짜증에서 간섭을 거쳐 위안으로 바뀌어 들렸다. 손님을 맞고 보니 갑자기 집에 혼자 있는 것이 더 불안하고 외롭겠다는 생각도 들었다.’(6쪽)
소녀는 ‘나는 물론 그분이 누구신지 한눈에 알아보았다’라고 고백해요. 문을 열어 드린 그분은 바로 예수님이에요. 하지만, 예수님을 집 안으로 모셔 들인 ‘나’는 여전히 예수님께 까칠해요. 예수님이 너무 좋기도 하지만, 집안 구석구석 문을 열고 들어가서는 이것저것 확인하시고 쉬지 않고 물으시는 예수님이 조금은 불편하기도 해요. 하지만 나는 그런 예수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나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내가 겪는 어려움과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요. 그사이 까칠한 마음은 줄어들고 마음이 편안해져요.
풍성한 삶의 비결을 따라
이 책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몸으로 살아 내는 신앙’으로 제시하고 있어요. 집은 홀로 지내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곳이 아니라, ‘따뜻한 관계’를 경험해야 하는 곳임을 깨닫게 해 줘요. 예수님께서는 ‘나’의 직장에 동행하셔서 과장님이 겪는 어려움을 듣게 하시고,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며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신다고 말씀하세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내게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 길을 친절하게 알려 주세요.
이 책은 ‘나’의 집 안으로 들어오신 예수님께서 ‘내’가 풍성한 삶을 살도록 인도해 가시는 책이에요. 마지막으로 ‘나’는 이렇게 말해요. ‘어느 날, 소녀는 문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었고, 그 이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복잡다단한 인생에 가끔은 상심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63쪽)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풍성한 삶의 비결이 한 문장으로 적혀 있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