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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믿음의 길을 걷는 친구에게 편지 쓰기

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2023년 5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총 인구수는 5,140만 명인데, 국내 이동 통신 스마트폰 가입 회선은 약 5,472만 개예요. 갓난아이부터 100세를 넘은 어른을 다 포함한 우리나라 총 인구수보다도 스마트폰 회선의 수가 더 많다는 것은 정말 놀랄 만한 통계예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손안의 작은 PC’인 스마트폰, 공중전화 옆에서만 통화가 가능한 시티폰, ‘삐삐’라고 불리던 무선 호출기 등이 개발돼 상용화된 건 불과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친구들의 부모님이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친구들과 소통하기 위해 편지와 엽서를 많이 썼죠.

마음에 드는 친구가 생기면 좋아하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고, 마음을 받아 준 친구와는 사랑을 키워 가는 연애편지를 주고받았어요. 선생님도 제자들에게 엽서나 편지를 써서 격려의 마음을 전해 주셨죠. 제게는 ‘가장 큰 이름을 가진 대만아’라는 인사로 시작하는 엽서를 보내 주신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계셨고, 거의 매주 한 통씩 엽서를 써 주신 교회 선생님이 계셨어요. 두 분의 선생님 덕분에 저는 단단한 신앙인이자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죠.


대화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달에 소개하는 책은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사랑하는 친구에게》라는 책이에요. 피터슨 목사님은 미국 몬태나주 칼리스펠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목사님은 거대한 산맥과 호수가 펼쳐지는 자연 속에서 장소의 신성함에 대한 감각을, 정육점을 운영하는 아버지에게서 거룩한 일상을 살아 내는 영성의 토대를, 이야기꾼 어머니에게서 시와 은유에 진리를 담는 방식을 체득했다고 자신을 소개해요. 탁월한 이야기꾼이자 영성가인 피터슨 목사님의 책은 청소년기를 보내는 친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피터슨 목사님은 그의 오랜 친구에게 54통의 편지를 보내며 예배, 기도, 직업, 교회 생활, 죽음, 자녀 양육, 리더십, 성품 등 폭넓은 주제에 대해 나눠요. 전문 지식이나 기교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영성에서 나오는 사려 깊고도 속 시원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죠. 

사실 편지의 수신자 ‘거너 스킬드슨’은 실존 인물이 아니에요. 피터슨 목사님은 이 가상의 인물이 자신이 만난 모든 사람의 모습을 조금씩 담은 사실적 인물이라고 말해요. 

믿음의 길을 걸을 때 함께 대화를 나누며 믿음을 키워 갈 친구가 있다면 큰 힘이 될 거예요. 여러분도 피터슨 목사님의 친구가 돼, 목사님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 보세요.


힘이 될 친구에게 

54통의 편지 중 첫 번째 편지는, ‘하나님의 편이 되기로 한 친구에게’로 시작해요. 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40년 동안 연락이 없던 친구가 하나님 편이 되기로 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와요. 목사님은 ‘네 편지를 받고 무척 놀랐지만, 한편으론 무척 반가웠다’라고 말해요. 

‘내가 그토록 격렬하게 반항했던 하나님을 의식하지 않은 날은 거의 없었다’라는 친구의 말에 피터슨 목사님은 ‘우리의 삶이 결국에는 그리 다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나님은 우리 두 사람 모두의 의식과 행동의 중심을 붙잡고 계셨어’라며 축하하고 격려해요. 

이어지는 편지에서도 친구는 피터슨 목사님에게 질문을 던지고, 목사님은 친절히 답해요. 거너 스킬드슨은 어른이지만, 이제 막 그리스도인이 됐죠. 그래서 이 친구가 던지는 많은 질문은 십대 여러분의 질문과 비슷해요. 

피터슨 목사님의 편지가 하나 더 추가된다면, 아마 ‘스마트폰을 통해 친구와 어른들, 하나님과 연결되기를 원하는 친구에게’가 되겠네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피터슨 목사님의 편지를 읽는 동안 친구들의 마음에도 평화가 가득하기를 바라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책의 안쪽 첫 장에 나오는 빈 편지지에 글을 채워 믿음의 길을 걷는 다른 친구에게 꼭 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