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오늘 하루 어땠어?”라는 질문을 들을 때, 아무 일도 떠오르지 않아 ‘어? 오늘 무슨 일이 있었더라?’ 하며 기억을 더듬었던 날이 있을 거예요. 그런 날은 아마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고, 방과 후에는 학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와 어제와 같은 간식을 먹고 친구들과 DM을 주고받으며 릴스 몇 개를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던 날일 거예요.
평범한 나의 하루
특별한 일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날이면, ‘아무 일 없이 잘 지냈다’라며 자신을 격려해 보세요. 의미 없이 순삭되기에 나의 24시간, 1,440분, 86,400초의 ‘하루’는 정말 아까우니깐요.
친구들의 매일매일이 신나고 행복하기를 바라요. 한편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었던 하루라도 특별한 의미가 있고, 필요할 때마다 다시 꺼내 재생해 볼 만한 그런 하루가 되면 좋겠어요. 특별히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그리스도인 십대라면, 하나님께서 내게 선물(present)로 주신 ‘오늘 하루’라는 현재(present)가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해요.
신앙으로 사는 나의 하루
이달에 소개하는 책은 로버트 뱅크스 교수님이 쓴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예요. 이 책의 주인공은 군인 출신인 푸블리우스예요. 그는 1세기 로마 제국에서 그리스도인이 된 많은 사람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로버트 교수님이 만들어 낸 가상의 인물이죠.
실존 인물처럼 보이는 푸블리우스의 생각과 말, 경험과 일상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날 그리스도인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어요.
로마 군인이었던 푸블리우스는 그리스도인 부부의 초대를 받아 한 가정에 방문해요. 그리고 그곳에서 환대와 교제, 공동 식사와 말씀 강론, 토론 등을 경험한 후, 그리스도인이 되기로 결심하죠. 그는 로마의 한복판에서 보통의 로마 사람과는 아주 다른 생활 방식과 이웃에 대한 태도를 가진 그리스도인들을 보며 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돼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예수님을 자신의 구원자와 주님으로 받아들여요.
푸블리우스는 신앙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할 최선의 방법으로 ‘가족과 일과 사회생활이 뒤섞인 아주 전형적인 자신의 하루’를 소개해요.
영원으로 통하는 비범한 하루 살기
그는 하루를 시작하며 간밤에 주신 단잠과 가족 앞에 차려진 음식, 오늘 허락하실 일들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해요. 그리고 외출을 준비하며 신앙의 선배 아굴라의 도움을 받아 치장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죠. 하루의 첫 일과는 광장을 찾아가 사람들과 토의하면서 로마의 화재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걱정하고 도울 방법을 찾아요. 목욕탕에서는 자신의 아내를 폄훼하는 사람들과 논쟁하고, 선한 양심을 가진 이웃의 관심을 받기도 해요. 그리고 언젠가 그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요.
점심시간에는 보통의 로마 사람들과 달리 자신의 종(노예)에게 함께 식사를 하자고 제안해요. 아내와 대화를 나누면서는 아들 누기오를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멘토와 조심스럽게 관계를 정리하기로 하죠. 로마 문화와 그리스도 문화가 상충되는 순간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지혜로운 결정을 보여 줘요. 초대받은 저녁 만찬 자리에서는 도시를 위해 공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요.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자리에 드는 그리스도인 십대의 오늘도, 푸블리우스처럼 비범한 하루였기를 바라요. 여러분의 친구와 이웃은 여러분이 비범한 하루를 사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시간으로 들어가게 될 거예요. 여러분이 사는 오늘의 평범한 하루는 곧 영원으로 통하는 비범한 하루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