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파이디온선교회 특별사역팀)
이번 달에 소개할 책은 이영숙 선생님의 『식탁 위의 세계사』라는 책이에요. 식탁? 세계사? 제목의 단어를 보며, 대체 무슨 내용인지 궁금죠. 드디어 첫 장을 넘겨 목차를 확인한 순간, 목차 속에 나오는 열 개의 음식 재료들을 보며 순간 ‘우와!’하는 탄성이 나왔어요. 세계사 속의 여러 사건들과 유명 인물들이 나올 거라는 제 선입견이 산산이 깨지는 순간이었답니다.
세계사와 음식의 흥미로운 관계
이 책에 나오는 음식 재료들은 ‘감자, 소금, 후추, 돼지고기, 빵, 닭고기, 옥수수, 바나나, 포도, 차’예요. 이것들이 대체 세계사와 무슨 관계일까요? 저자는 ‘식탁에 오르는 재료들과 관련된 역사, 그 음식들이 생각나게 하는 사건과 인물들만 짚어 봐도 정말 다채롭고 풍성하다는 것을 느껴요’라고 이야기하죠(6쪽). 세계사의 주요 장면은 특정한 음식과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떤 음식 재료에 관심이 가나요? 여러분이 관심 가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부터 찾아서 읽어도 된다는 게 이 책의 좋은 점이기도 해요. 만약 어제 패스트푸드 점에서 치킨 버거 세트를 먹었다면, 이 간단한 음식 속에서 빵, 닭고기, 소금, 후추, 감자 속에 들어있는 다섯 편의 이야기를 음미할 수 있을 거예요.
감자 속에 담긴 아일랜드의 눈물
‘감자’ 편에는 영국에 대한 아일랜드 사람들의 원한을 다루고 있어요. 감자 때문에 아일랜드 사람들이 영국에 원한을 갖게 됐거든요. 아일랜드가 영국에 식민통치를 받던 중, 1845년에는 수탈당하지 않고 농사를 지어 먹을 수 있었던 유일한 작물인 감자에 병충해가 들었어요.
이 때문에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감자 농사를 망치게 됐고, 백만 명이 굶어 죽고 백만 명은 다른 나라로 떠났죠. 이 와중에서도 영국은 원조는커녕 아일랜드의 곡물을 계속 영국 본토로 공출해 갔어요. 이로 인해 아일랜드에서는 영국에 대한 분노가 커져 거센 독립 운동이 일어나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영국과 아일랜드는 사이가 좋지 않답니다.
프랑스와 미국의 닭고기 이야기
‘닭고기’ 편에는 ‘백성들이 일요일이면 닭고기 요리를 먹게 하겠다!”고 말했던 프랑스의 앙리 4세의 이야기와 1598년의 ‘낭트칙령’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차고마다 자동차를, 냄비마다 닭 한 마리를!’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대통령으로 당선된 미국의 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와 관련된 미국 역사 이야기 등이 담겨 있어요. 단언컨대, 이 책은 정말 재미있어요. 간략한 설명들만 봐도 정말 재미있겠죠?
세계사를 좋아하게 만들 책 !
세계사를 무작정 암기해야 하는 과목이라고만 생각해서, 역사라면 지긋지긋해 하는 친구들에게 이 책은 더 없이 좋은 책이에요. 마치 인터넷 소설처럼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가는 과정을 통해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이해할 수 있어요. 원래 세계사를 좋아해서 세계 역사의 큰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친구들의 경우, 저자가 들려주는 세밀한 이야기를 통해 역사 지식의 빈 공간을 꼭꼭 채워 넣는 재미가 아주 쏠쏠할 것 같아요.
예수님의 제자가 될 우리 십대 친구들은 성경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에도 풍성한 지식을 갖고 있으면 훨씬 좋답니다. 여러 방면에 대한 지성과 하나님을 믿는 영성을 겸비한 사람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적재적소에 쓰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충분하니까요.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