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파이디온 선교회, 신언교회 중고등부)
이번 호에서는 8월과 어울리는 ‘이열치열’의 책을 소개하려 해요. 마드리드 종합대학 철학과 페르난도 사바테르 교수님이 지은 『이야기 윤리학』이라는 책이랍니다. ‘윤리학’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딱딱한 설명서가 아닌 부드러운 ‘이야기’의 매력적인 책이에요. 이 책은 2005년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도서로 선정되기도 했고, 전 세계 30개 나라에서 출간돼 100만 청소년 독자들이 읽은 책이니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손색이 없을 거예요.
지혜를 주는 윤리학
이 책은 아버지 페르난도가 아들 아마도르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으로 돼 있어요. 1장 제목은 ‘윤리학, 제목부터 지긋지긋하다고?’예요. 저자는 여러분이 윤리학을 지긋지긋해할 거라는 속마음을 알았나 봐요.(^^) 첫 이야기는 여러분이 인간으로서 갖는 ‘자유’에 대한 것인데, 인간은 선택의 순간에 자기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갖고 있다는 거죠. 스스로 생각해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예요. 바로 그런 자유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행하고 있는 일에 주의를 기울여 우리가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삶의 지혜, 또는 그런 삶의 기술이 필요한데, 이것을 ‘윤리학’이라고 정리해요.
내면의 힘, 생각하는 힘
2장의 질문은 ‘그런 선택을 누가 시켜서 하는가?’라는 거예요. 선택의 순간에야말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겠다’는 강렬한 소망과 의지가 필요하죠. 선택의 순간에 우리는 내면의 동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만 해요. 그 동기는 위로부터의 ‘명령’일 수도 있고, 사회가 주는 ‘관습’일 수도 있고, 자신의 ‘기분’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진짜 동기는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야 해요.
3장의 제목은 ‘네가 원하는 일을 해라!’예요. 명령이나 관습, 외적 보상이나 기분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최대한 활용한 바른 선택만이 윤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해요.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혹은 ‘이렇게 해야 친구들이 나를 따돌리지 않으니 이렇게 하는 거예요’라는 생각으로 행동하게 될 때 ‘윤리학’은 이렇게 묻죠. “그거 진짜 네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윤리학은 우리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답니다.
멋진 삶을 위해
4장에서는 선택의 기회를 어떤 것에 빼앗기지도, 넘겨주지도 말라는 거예요. 그리고 “멋진 삶을 생각하라”고 말해요.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므로 멋진 삶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져야겠죠. 5장에서 저자는 여러분이 항상 깨어 있기를 요구하면서 윤리학의 목표에 대해 말해요. 그것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멋진 삶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에요(95쪽).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해요. 일반적으로 자기 성찰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데, 어쩌면 이것이 이기주의자가 되게 하지요(6장). 하지만 성숙한 사람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며, 타인을 향해 책임 있는 선택을 하는 자유인이 되죠. 타인의 입장에 서보는 ‘역지사지’가 가능하게 되는 거예요(7장). 윤리학은 ‘인간’과 그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나오는 거니까요.
이 책에서 말하는 윤리학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거예요. 단,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책임 있는 태도로 멋진 선택의 삶이 되게 하라’는 거지요. 한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한 번 읽어 보세요. 신기하게도 마음이 시원해질 거예요.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