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신언교회 중고등부)
이 책은 헨리 나우웬 목사님의 ‘일상의 예배’ 시리즈 중 두 번째 책이에요.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집으로 돌아가는 ‘귀향’에 비유하고 있지요. 예쁜 일러스트와 짧은 글이 마음에 오래 남는답니다. 이 책을 통해 예수님의 집에서, 예수님과 함께 일상을 누리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돌아갈 ‘귀’(歸), 고향 ‘향’(鄕)
먼저 지난 2월, 극장가를 넘어 온 사회에 이슈가 된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 싶어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이에요. 1943년의 어느 날, 천진난만한 열네 살 소녀 정민은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가족의 품을 떠나게 됐어요. 제2차 세계대전, 차디찬 전장 한가운데 버려진 정민과 소녀들은 낯선 땅에서 일본군의 성노예로 잡혀 끔찍한 고통과 아픔을 겪으며 살았어요. 소녀들은 그곳을 “여기가 지옥이다”라고 말했어요.
놓지 못한 희망의 끈
지옥과 같은 삶이 어린 소녀들에게 매일같이 이어졌어요.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았어요. 하루하루를 버티고 견디는 일 자체가 죽기보다도 힘들었어요. 그럼에도 소녀들은 전쟁이 끝나게 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어요. 소녀들은 지금 있는 곳은 어디인지 몰랐지만, 다시 돌아가야 할 곳은 분명히 알고 있었어요. 소녀들의 유일한 한 가지 소원은 ‘귀향’,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죠.
마음속 집을 찾고 싶은 사람들
하지만, 이 ‘귀향’이라는 주제는 비단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만의 옛이야기가 아니에요. 1953년 한국전쟁 종전 직후, 북한이 고향인데 돌아가지 못한 실향민(失鄕民)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이며 생계 때문에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먹고사는 문제로 쉽게 고향에 가보지 못했던 평범한 우리 부모님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타국에서 고된 노동으로 살아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주제이기도 하고, 자유를 찾아 북한에서 나온 새터민의 주제이기도 하며,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들의 주제일 거예요.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때문에 집을 나온 가출, 아니 탈출청소년들의 털어 놓지 못한 아픈 이야기이며, 부모님의 이혼으로 친척집을 이리저리 전전하다가 쉼터에 들어온 청소년들의 마음속에 감춰진 이야기예요.
조금 가볍게는 늦은 밤 독서실을 나와 어둑해진 골목길 앞에 멈춰 선 친구들, 군대에서의 훈련을 마치고 첫 휴가를 나온 사촌 형, 금요일 밤 야근을 마치고 비로소 직장에서 퇴근하는 아빠,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외할머니 댁에 가고 있는 엄마의 마음속 주제예요.
이제 진짜 집으로 돌아갈 때
이달의 책인 헨리 나우웬의 『귀향의 영성』은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 ‘진짜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우리가 돌아가야 할 진짜 집은 어디일까요? 우리가 돌아가야 할 ‘진짜 집’은 바로 ‘예수님’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사랑으로 매일매일 돌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참된 ‘귀향’이에요. 예수님께로 ‘귀향’하는 그리스도인을 향해 헨리 나우웬은 이렇게 도전해요. “예수님을 찾으려면 나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그들의 말을 경청해야 합니다.”
가정의 달 5월, 다양한 사연의 귀향민들과 교제하며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함께 울고 웃으며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격려하면서 예수님께로 향해 가는 멋진 귀향의 여정을 살아가보면 어떨까요?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