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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6월

달라서 불편하니?

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신언교회 중고등부)

이달에 소개할 책은 그리스도인 법학자 김두식 교수님의 『불편해도 괜찮아』예요. 우리 사회에서 ‘틀렸다’라고 지적질당하던 청소년, 장애인, 여성, 노동자 들의 이야기를 뒤집어, ‘틀린’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말하죠. 그 첫 장의 주인공이 ‘청소년’이니, 인권운동가 법학자의 눈에 우리 사회에서 가장 설움당하고 차별당하는 이를 청소년으로 보는 것 같아 위로가 된답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

많은 사람들이 종종 잘못 사용하는 말 중에 ‘다르다’와 ‘틀리다’가 있어요. ‘다르다’는 서로 같지 않다는 뜻이고,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이치 따위가 맞지 않다는 뜻이에요. ‘다르다’와 ‘틀리다’는 서로 다른 말이며, 혼용해서 잘못 사용하면 안 되죠. ‘다르다’라는 말에는 보통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의 기준이 있지 않아요. 단지 같지 않고 차이가 난다는 뜻일 뿐이죠. 하지만, ‘틀리다’라는 말에는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의 기준이 적용돼요. 수학 문제에는 맞는 답인 ‘정답’이라는 기준이 있기 때문에 틀린 답도 있는 거랍니다.
사람의 얼굴은 모두 다 달라요. 심지어 정말 똑같아 보이는 쌍둥이의 얼굴도 찬찬히 뜯어보면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모두 다 다르게 생긴 사람의 얼굴에 대해 ‘다르다’고 말하지 않고, ‘틀리다’고 말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죠. 지금 바로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당신의 얼굴은 틀렸어요’라고 하거나, 좀 더 강조해 ‘틀려먹었어요’라고 말해 보세요. 온순한 사람이 버럭 화를 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거예요. ‘다른’ 얼굴은 있어도 ‘틀린’ 얼굴은 없답니다. 얼굴 생김새에 절대적으로 옳은 기준은 없기 때문이죠. 이처럼 ‘다른 것’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니에요.


슬픈 붕어빵
이런 언어 습관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해요. 반대로 우리 사회의 현실이 우리의 언어 습관을 길들여 왔다는 것은, 현대사 속에서 발견되는 우리의 아픔이죠.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어요. 천편일률의 기준을 가지고, 모두 다 똑같은 교복을 입고, 모두 다 똑같은 머리 길이를 했죠.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을 외우며, 절대 기준에 일치한 삶을 살아야 행복할 것이라는 강박 속에서 모두 다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죠. 심지어는 중국집에서조차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주문하지 못하고, 눈치보며 ‘짜장면으로 통일’을 외쳐 왔어요. 그중 누구 하나라도 “저는 볶음밥이요”라고 조금 비싼 음식을 주문했다가는 모난 돌로 찍혀 정 맞기 일쑤였다죠. 이런 여파로 오늘도 청소년들이 모인 교실에는 온통 갖은 브랜드의 점퍼, 신발, 가방 일색이죠. 학교 문턱을 넘어서면 같은 병원에서 성형한 듯 같은 모양의 얼굴을 가진 연예인들이 TV 화면에 넘쳐난답니다.


서로 다른 길에서 서로 다른 행복을!
2016년 청소년 문화의 키워드는 ‘다름’이어야 해요. 모두 다 똑같은 대학에 진학하고, 모두 다 똑같은 직업을 가질 것이 아니라, 너도 나도 모두 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다른 모습에서 삶을 배워야 해요. 함께 행복을 누리는 것이고 우리 사회가 진정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니까요. 목표도 과정도 서로 다르니 무모한 무한 경쟁으로 스스로를 해칠 필요가 없답니다. 인권은 다른 게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이야기예요. 이 책을 통해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차별이나 문제들을 살펴봐요. 그리고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상대방의 권리에 대해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지를 바르게 깨닫고,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사람들을 진정으로 대하는 <큐틴> 친구들 되길 바라요.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