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6년 08월

켜켜이 쌓인 시간의 결

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신언교회 청소년부)

2016년이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벽에 걸린 달력은 벌써 여덟 번째 장, 8월이네요. 시간은 허공을 향해 발사된 화살과 같이 빠른 속도로 날아가죠. ‘공부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는 순간, 어느덧 시험일이 코앞에 와 있어요. 다음 날 보는 시험을 준비하겠다며 저녁에 잠깐 눈을 붙였는데, 밤이 다 지나고 날이 새 아침이 돼 있기도 하죠. 그럴 땐 정말 황망스러워요. 지나가 버린 시간을 돌려놓을 수도 없고….


나이 들수록 시간은 빨리 흐른다?
사람들은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간다고들 말해요. 10대의 시간은 시속 10㎞로 가고, 20대의 시간은 20㎞, 장년이 된 50대는 50㎞, 60대에는 60㎞로 간다는 어른들의 말이 있죠. 그만큼 1년이라는 시간이 언제 다 지났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랍니다
나이가 들수록 ‘1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이유를 설명한 글을 본 적이 있어요. 태어난 지 1년이 돼 돌잔치를 하고 있는 아기에게 지난 1년은 인생의 전체(100%)였고, 두 살이 된 아기에게는 지난 1년이 인생의 절반(50%)이죠. 열다섯 살 청소년에게 지난 1년은 인생 전체의 15분의 1(약 6%)이고, 스무 살 형님에겐 지난 1년이 인생 전체의 겨우 5%밖에 안 되죠. 50세가 되신 부모님께는 지난 1년이 인생 전체의 겨우 2%일 뿐이고요. 그 후로도 ‘1년’이 전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줄어들게 되죠. 그런 이유로 재작년보다 작년이, 작년보다 올해가 더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거예요.


의미 있는 사건들로 채워진 시간
하지만 쏜살같이 날아가는 시간 속에서도, 흐르는 강물 같은 시간 가운데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사건들이 있기 마련이에요. 좋았던 기억은 좋았던 대로,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은 그 나름대로 우리의 기억 속에 새겨지죠. 많은 사건이 있었던 해는 특별히 더 기억나고, 기억에 남는 사건이 많은 해는 더 오래 추억하게 되며, 추억할 것들이 많을수록 한 사람의 역사는 더욱 선명해지고, 인생의 이야기는 더 풍성해진답니다. 그런 하루가 쌓여 1년이 되면, ‘지난 1년’이라는 시간이 단지 계산적으로 ‘인생의 몇 퍼센트’뿐이라고 남지는 않을 거예요. 의미 있는 사건들로 켜켜이 쌓인 시간들은 아름답게 기억하고 추억하기 마련이니까요. 사람들은 이렇게 의미 있는 사건들로 가득 채워진 시간들을 가리켜 ‘역사’(歷史)라고 부르죠.


나의 오늘이 역사가 된다
이달에 소개할 책은 『세상의 모든 역사』라는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책이에요. 저자는 크리스천 저술가, 교육자이며 소설가예요. 번역된 책은 ‘고대편’ 두 권으로, 1권에서는 메소포타미아와 수메르, 이집트와 인도, 중국에서의 고대 문명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요. 함무라비 제국과 지중해 크레타 문명, 이집트의 파라오 왕, 소아시아와 그리스에서의 트로이 전쟁 등의 이야기가 나오죠. 2권에서는 성경의 유대와 이스라엘 이야기와 앗수르와 바빌론, 페르시아와 헬라, 로마제국, 그리고 중국과 인도 문명까지 고대세계를 지배했던 제국들의 이야기를 마치 재미있는 소설처럼 짜임새 있게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어요.
새 학기를 시작하기 전, 『세상의 모든 역사』를 읽으며 자신만의 인생 역사를 노트에 써 보는 것은 어떨까요? 별 의미 없이 똑같은 하루를 365번 반복해서 사는 1년이 아닌, 기억하고 추억할 만한 사건들로 빼곡히 채워진 매일의 역사를 꾸준히 써 보세요. 주님과 함께 오늘 하루를 충만히 살아가는 여러분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역사책 한 페이지에 채워질 거랍니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