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WE’ Ministry)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대한민국은 아프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어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면서, 대통령을 새로 뽑아야만 했어요.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고 절망하기도 했죠.
신조어에 드러나는 팍팍한 현실
입시, 취업, 결혼, 출산, 육아 등의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어요. 출생 당시 부모님의 경제 수준이나 가정 환경 등을 두고 사람들에게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고요. “수저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그나마 낫다. 나는 수저 없이 태어난 ‘무수저’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모두 우리나라의 현 상황과 자신의 모습을 비웃는 말들이에요. 그런 말을 한바탕 쏟아 놓고 나면 마음이 조금 시원할 줄 알았는데, 그 뒤에 밀려오는 좌절감과 절망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아, 정말 웃긴다’라고 시작했던 말로 인해 ‘어, 진짜인 것 같아’ 하고 생각하게 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 일파만파 이런 말들이 SNS를 타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죠.
우리는 희망을 붙잡는다!
하지만 흙수저를 물고 태어나 헬조선에 살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대통령을 보면서도 버티고 견딜 수 있는 이유가 있었어요. 함께 모여 큰 소리로 정의를 외치고, 더 나은 나라를 위해 생각을 모아, 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새로운 지도자를 세우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좋은 나라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서로 확인했기 때문이에요. 조금 더 마음을 모으고, 생각을 모으고, 함께 행동하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사람들이 서로 공유했죠.
교실과 독서실에 앉아 열심히 수학 문제를 풀고, 밴드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합주실을 빌려 노래하고, 국가공인 TESAT(테셋, 경제 이해력 검증시험)에 도전하고, 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연구 논문을 쓰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주제는 ‘희망’일 거예요. 내일을 향한 ‘희망’이 있기에 ‘오늘’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거죠. 비록 그 희망을 명확하게 말로 설명하지 못한다 해도 마음에서 붙잡고 있는 작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 땅에서 소망을 갖고 사는 이유
이달에 소개하는 책은 존 클레이풀 목사님의 『희망』이라는 작은 책이에요. 목사님은 희망을 ‘회의와 절망의 시대를 향한 진정한 선물’이라고 말해요. 기독교의 3대 가치인 믿음과 소망, 사랑 중에서 사랑과 믿음은 많은 사람들이 강조했지만, 상대적으로 소망과 희망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해요. 그러고 보니 ‘믿음을 가져야 한다’, ‘바른 신앙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가르침도 많이 들었는데, 우리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소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비교적 많이 듣지 못했던 것 같아요. 믿음, 소망, 사랑의 3대 가치가 균형을 이루지 못했네요.
우리가 소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은 자비로우신 분’이라는 진리 때문이에요.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는 자비로운 하나님이 계시기에 소망을 가질 수 있어요. 십자가에서 죽으셨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 소망의 첫 열매이며, 소망의 근거예요.
교실과 합주실, 여러분의 방과 교회, 우리 사회와 대한민국에서 절망보다는 새로운 희망을 더 많이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요. 우리는 소망의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심을 믿음으로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니까요.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