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1 - 천국의 언어 감사, 고난을 넘게 한다
오래전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다녀온 적이 있다. 엘 캐피탄 초원에서 거대한 수직 암벽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그 위용에 제압당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암벽 등반가들이 까마득한 높이의 암벽에 평평한 해먹을 설치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머무르는 광경을 보고, 탄성과 함께 온몸이 저려오는 듯했다. 암벽 등반에 대해서는 문외한(門外漢)이었던 내게는 경이롭기까지 했다. 수직 암벽의 갈라진 틈에 캠(암벽 등반에 가장 많이 쓰이는 장비로, 크랙이 잘 발달된 바위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함)이나 너트를 끼워 넣고 로프에 의지해 그 위를 오르는 모습을 보며 오금이 저리기도 했다. 세계적인 등반 전문가일수록 캠이나 너트를 비롯한 장비들을 철저하게 갖추지 않고는 암벽에 오르지 않는다고 한다. 그 도구들이 자신의 생명을...
기획
2019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