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3>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
아빠, 제가 아빠한테 쓴 최초의 편지는 아빠가 미국에서 유학하던 때였어요. 아빠가 미국에 계신 그 3년 동안 우리 가족은 진영의 외할머니 댁에 있었지요. 그 3년을 통틀어 저는 아빠께 딱 두 번 편지를 썼었지요. 물론 그 두 번 다 엄마가 시켜서였고요. 두 번 또는 세 번 접어서 보내는 당시 파란색의 국제우편용 편지지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사실 전 편지에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난감하기만 했어요. 진영에 오기 전 어린 시절 내내 아빠랑 무슨 대화다운 대화를 한 기억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건 당시 학교에서 배운 좀 어려운 한문용어들로 대충 내용을 때우자는 것이었어요. 제가 썼던 편지 구절 중 지금도 기억나는 게 있어요. “타향에 계신 아버님, 어머님은 지금도 아버님을 생각하며 눈물이...
기획
2010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