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고난을 기념하며
미국 대학에서 연구년을 보내던 어느 날, 깔끔하기로 유명한 친구 교수가 얼굴에 숯검정을 잔뜩 뭍힌 채 연구실에서 나오는 바람에 놀란 적이 있다. 그의 이마에 그려진 십자가를 보고서야 그날이 ‘재의 수요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에겐 생소한 일이지만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으심을 기념하며 부활절을 기다리는 사순절의 첫 날을 옛날 방식대로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사순절,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념한 교회력사순절(四旬節)은 죄를 통회하는 재의 수요일(올해는 2월 18일)에서 부활주일(올해는 4월 5일) 전까지 6주간을 금식, 절제, 회개를 하며,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념하는 교회력의 절기다. 부활절은 춘분이 지난 보름달 후 첫 주일로 정해지기에 매년 사순절 기간도 달라진다. 이는 예수께서 고난을 당하...
문화를깨운다
2015년 0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