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목양 일기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자 부친께서는 내게 크게 눈물을 보이셨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시지 않았기에 여쭤봤다. “아버지, 왜 그리 많이 우세요?” “나는 이제 평생의 기도후원자를 잃었다.”할아버지는 별명이 낙타 무릎일 정도로 기도하는 분이셨다. 목회자로서 누구보다 기도의 후원이 절실하셨던 아버님의 애절한 심정이 이제는 고스란히 이심전심으로 내게 이어지고 있다.8월 초 예기치 않았던 부친의 소천 소식을 해외에서 듣고 급히 귀국하면서 어릴적 아버님과의 여러 추억이 가슴에서 뭉글거렸다. 성도들에게는 한없이 인자하시면서 아들에게는 글자 한 자도 흐트러짐을 용납하지 않으셨던 엄격함, 조상의 고난을 생각해야 한다는 이유로 매달 첫날은 꽁보리밥으로 도시락을 싸 주신 애족(愛族)의 마음, 서울로 올라가는 내게 노잣돈 ...
발행인칼럼
2023년 0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