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는다”
중학교 2학년이었던 1985년 여름, 학교 단체 관람으로 영화 <킬링필드>를 봤다. 무더위로 열기가 가득했던 극장에서 본 전쟁 속 캄보디아의 모습을 그린 <킬링필드>는 꽤 인상 깊었다. 그런데 그다음 해에 같은 감독이 만든 영화 <미션>(1986년)이 개봉됐다. 18세기 남미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미션>은 아직까지 네 가지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는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줄리안 신부가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다 나무 십자가에 묶인채 웅장한 폭포 아래로 떨어져 죽는 장면이다. 두 번째는 예수회 소속 가브리엘 신부가 높고 위험한 이과수폭포를 기어 올라가 과라니족 마을에 도착해 그 유명한 엔니오 모리꼬네가 작곡한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연...
기획스토리
2023년 07월